본문 바로가기

나의 사용기

미러리스 카메라 NX300 + 20-50mm 렌즈 사용기

벌써 작년 늦가을쯤 인가 보다.


요새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보다는 휴대폰을 꺼내는 것이 더 일상화된 모습인 것 같고, 더구나 스마트폰들의 카메라 성능이야 거의 상향 평준화가 되어서 인지 일반적으로 사용할 때는 특별히 부족함이 없는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휴대폰 카메라로 이것저것 일상을 담다보니 언제든지 들고 다니다가 간편하게 꺼내서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몇 % 부족한 뭔가가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고, 제대로 된 카메라 하나 있었으면 하는 구체적인 바램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단순히 '기록'이 아닌 '느낌'을 주는 사진, 그놈의 아웃포커싱된(심도가 얕은) 사진이 주는 매력을 접하다 보니 휴대폰으로도 그와 같은 결과물을 얻고 싶었고, '피사체는 가까이, 배경은 멀리'와 같은 방식으로 어느정도 비스무리한 사진을 얻을 수 있긴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촬영할 수는 없다는 한계가 느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휴대폰 카메라와 DSLR과 같은 카메라에 따라서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 블로그나, 카페 등 인터넷을 통해 하나씩 알아 보니 , 원천적으로 사용하는 센서의 크기에서부터 차이가 있고, 사용하는 렌즈와 조리개, 기타 다양한 이유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나름대로 확인한 정보들은 나로 하여금 카메라를 사야만 하는 명분을 주었고, 이제는 과연 나한테 맞는 카메라가 어떤 것인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일단 DSLR을 사기로 마음 먹었다.


주변에 DSLR 카메라를 가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이 캐논 아니면 니콘이었는데, "풍경이나 인물이냐", "일단 번들렌즈로 시작해라", "가볍게 시작해보고 자신의 성향 광각이나 망원 중 어느쪽인지 알게되면 그 때 렌즈를 바꿔라", "셀카 찍을거면 스위블 액정, 아니면 다른거" 등등의 조언을 해주었고, 전문가가 아닌 일상을 담는 것이 목적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캐논 600D, 650D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라는 얘기로 모아졌다.


그래서 카메라 바디와 렌즈 등에 대한 정보수집을 위해 매장을 방문해서 이런 저런 기기들을 만져보고(조작은 못하니 거의 눈으로만), 리뷰나 주변 사람들에게서 들은 정보들도 종합해보니, 번들 렌즈(18-55mm) 포함해서 대략 70만원대는 생각해야 했다.


그런데 주변의 DLSR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 확인한 공통적인 현상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처음엔 잘 쓰다가... 어느정도 지나면 잘 안쓴다는 점!!




처음 샀을 때는 이것 저것 만져보고 사람도 찍고, 풍경도 찍고 밖에 나갈 때도 웬만하면 가지고 나가다가, 어느정도 관심이 없어지면 어쩌다 한번 아니면 거의 장롱속에서 주무시고 계시는 경우가 많았다.


왜 그런데? 라고 물어보니 대부분 DSLR의 부피가 크다는 것 = 휴대성이 나쁘다는 것 이었다.

사진은 똑딱이에 비해서 잘 나오는 건 맞는데 들고 다니기엔 좀 부담스럽다는게 그 이유였다.


거의 DSLR쪽으로 굳었던 마음이 휴대성과 활용도라는 측면을 고려하다보니 원점, 아니 일단 DSLR은 제외하자로 정해졌고, 다른 대안은 없나 하고 찾아본 결과 이거다 싶은 것이 바로 미러리스 카메라였다.




미러리스로 돌아서다


솔직히 DSLR이 미러리스 카메라에 비해서는 더 낫다는 의견들이 있어서 고민을 했었다.

미러리스가 대부분 뷰파인더가 없이 액정만으로 구성되다보니(뷰파인더가 달려있거나 옵션으로 장착 가능한 경우도 일부 있따) 햇빛에 취약하다는 점과 눈에 갖다대는 뷰파인더와 달리 일정 거리를 띄워야 액정을 볼 수 있는 점은 취약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외의 나름대로 객관적인 데이터를 찾아보고 사용자의 입장에서 쓴 블로그들을 둘러보다 보니 보급형 DSLR과 센서도 동일하고(APS-C의 경우), 휴대성이란 측면을 고려해 보면 꼭 DSLR을 고집할 필요는 없지않을까 싶었다.



정확하게 말해서 DSLR과 미러리스 중 어느 것이 더 낫냐는 질문 자체가 넌센스이긴 하다.

수많은 제품군이 있고 센서의 크기, 기능, 편의성, 가격 등등의 다양한 항목 별로 비교를 해야 하는데에도 불구하고 단지 이분법 적으로 (모든) DSLR과 (모든) 미러리스 중에서 어느 것이 낫느냐라고 단순화할 수 있을까?

 

미러리스 카메라도 제조사도 많고 센서의 크기, 렌즈의 종류, 화이트밸런스, AF 성능 등등의 기능과 가격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보니 '내가 원하는 카메라가 어떤 것인가?'라는 어떤 기준을 정하는 것이 우선 필요했고, 그래서 나름대로 구매의 기준으로 삼은 것이 다음 3가지 였다.


1. 휴대성이 좋은 것 = 가지고 다니기 편한 것 

2. 합리적인 가격 = 뭐, 특별한 설명이 필요없는 부분

3. 번들렌즈의 커버리지가 넓은 것 = 렌즈 바꾸느라 등골 휘지 않을 수 있도록...


그리고 마지막으로 원하는 정도의 아웃포커싱(정확한 표현은 아웃 오브 포커스 out of focus)이 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저울질


이런 기준으로 찾다보니 최종 두가지 기종으로 압축이 되었고,

그것은 소니 NEX-5N과 삼성 NX300이었다.


합리적인 가격이나 바디만의 휴대성만 보자면 NEX-5N이 더 나았기 때문에 거의 마음을 굳히고 가격비교사이트에서 가격 변동 추이를 계속 보면서 살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었다.

그런데, 휴대성이라고 하면 렌즈를 떼어놓고 바디만 들고 다닐 것도 아니었고, 번들렌즈가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 가급적 넓어야 한다는 점, 더구나 가성비가 좋으면서도 가격이 착한 렌즈가 많다는 리뷰들을 보다보니 NX300 쪽으로 기울어졌고, 렌즈 중에서도 18-55mm 보다는 20-50mm가 전구간 단렌즈라는 칭호가 붙을 만큼 괜찮다는 리뷰들이 많아서 결국 NX300+20-50mm 패키지로 최종 결정을 하게 되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결정한 만큼 사람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NX300 + 20-50mm를 사다



작년 12월말 아는 사람이 미국에서 구입해서 보내주는 형식으로 받은 NX300/20-50mm의 모습.

(휴대폰으로 실내에서 찍어서 인지 노이즈도 있어서 선명하지는 않다)


위의 사진을 봐도 알겠지만 박스에 들어 있던 패키지의 내용물로만 현재까지 버티고 있다.

그 흔한 삼각대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사야했던 SD카드와 청소도구가 이후에 구입한 것들의 전부다. 

휴대폰 보호를 위해 샀던 액정필름도 카메라용으로는 사지 않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이대로 써도 층분하겠다라는 생각에서 이다. 



 

위의 사진에서 상단 부분의 검은색 부분(핫슈)에 끼워서 사용하는 소형 플래쉬도 하나 들어 있다. 

20-50mm 렌즈가 18-55mm에 비해 길이가 짧아서 휴대성은 상대적으로 더 좋다. 손떨림 방지 기능이 이 렌즈에는 들어가 있지 않지만 카메라를 처음 사서부터 이 놈을 쓰다보니 특별히 흔들려서 못 쓰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상단 및 뒷면 모습. 상단 오른쪽 부분에는 돌리는 방식의 ON/OFF 스위치와 셔터, 다양한 카메라 촬영 모드 및 Wi-Fi 모드 다이얼, 수치 조절 다이얼과 다이렉트 링크 버튼이 있다. 그 바로 밑에 있는 빨간 점이 있는 버튼이 동영상 녹화용 버튼이다. 그 외 메뉴, 펑션 및 이러 저러한 기능의 버튼들이 나열되어 있다.

뒷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AMOLED 액정은 위쪽이나 아래쪽으로 90도 가량 꺾어서 사용할 수 있다. AMOLED 특유의 색감이 있긴 하지만 나름대로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또한 터치가 되기 때문에 촬영 상태에서 화면을 찍어서 초점을 잡거나 바로 촬영까지 할 수 있다.

다만 뷰파인더가 없이 밝은 햇빛이 있는 곳에선 액정화면의 내용이 생각보다 잘 보이지는 않는다.




 


오른쪽 옆면의 모습. 덮개로 덮혀 있는 부분에 충전을 위한 단자 등이 있다. 




카메라 밑면의 모습. 화면 왼쪽에는 배터리와 메모리카드를 넣는 곳이 있고, 중간쯤에 삼각대를 고정하는 홈이 있다.




덮개를 열면 꽂혀 있는 배터리와 그 밑에 메모리카드의 모습이 보인다.




메모리카드와 배터리를 뺀 모습. 메모리카드는 SD카드 형태의 어댑터에 마이크로SD카드가 삽입되어 있는 형태를 구입했다. 이왕 사는 거 고속촬영이나 동영상 촬영을 위해 가급적 억세스 속도가 빠른 것을 사는 것이 좋다.


  


전원을 켜고 본 초기 액정 화면 모습. 렌즈을 잠궈나서 화면에 잠겨있다는 메시지가 보인다.

의도적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불편하기로 악명높은 소니 NEX에 비해 메뉴나 기능 선택 시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사용하기 편리한 편이다. 이 역시 이 카메라만 쓰고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차이가 나는지 상대적인 느낌까지는 모르겠다. "NEX 카메라를 글로만 배웠어요 ^^"




촬영 모드 상태의 화면.




상단 부분의 모습. 덮개를 빼면 사진과 같이 플래쉬를 장착할 수 있는 핫슈가 보인다.




20-50mm 렌즈 커버를 뺀 모습. 그러고 보니 필터나 후드 등도 없이 현재까지 사용 중.




평션(Fn) 키를 누르면 나타나는 조작화면. 셔터스피드 부분이 선택된 상태. 그 우측은 조리개 조절 영역이고, 그 밑에는 ISO 조절 영역이 있다. 그 외에도 오포포커스, 측광, 플래쉬 등의 다양한 메뉴들이 있다.




삼성 카메라 렌즈에만 달려있는 i펑션 버튼. 이 버튼이 생각보다 유용하게 쓰이는데 화면 상의 평션키 대신 이 버튼을 누르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조리개, ISO, 셔터 스피드 등을 조절하는 화면이 바로 뜬다. 카메라 촬영모드에 따라 기능이 바뀌게 된다.




사용 소감


현재까지 이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서 이것 저것 많이 찍어 보았지만 해상도와 렌즈의 성능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웃포커싱의 느낌을 살린 사진이 찍힌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하지만 실내나 밤에 찍어보면 NEX에 비해서는 노이즈가 꽤 생기고 어두운 부분의 디테일함도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다. 휴대폰으로 찍은거랑 비슷해진다고 할까?

이 부분은 아무래도 소니 NEX가 더 나은 것 같다.


플래쉬를 끼우고 찍으면 훨씬 낫지만 불빛이 반사된다거나 특정 영역에 노출 과다가 생기는 점 등의 약점이 보인다. 아무래도 사진 전문가가 아니라서 장비를 제대로 활용을 못해서인 것 같다. 

더 찍으면서 고민하다 보면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휴대폰과 미러리스


휴대폰이 미러리스 카메라나 DSLR 카메라와의 비교할 때 가장 큰 장점이라면 아직까지는 휴대성이 아닐까? NX300+20-50mm 렌즈의 조합도 DSLR에 비해 큰 부피는 아니긴 하지만 휴대폰처럼 일상적으로 들고 다니기 보다는 어느정도 '작정'을 해야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DSLR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에는 Lumix GM1이나 NX mini라는 거의 컴팩트카메라 수준의 미러리스가 나와서 휴대성은 상당히 좋아졌다고 볼 수 있으나 대신 센서 크기가 마이크로 포서즈나 1" 정도로 작다는 (주관적인) 단점은 있다.

 

어쨌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러리스나 DSLR 카메라 모두 전문적인 기기로서 가질 수 있는 성능이나 결과물의 만족도가 휴대폰의 카메라가 아직 가지지 못한 장점이라는 점 때문에 메리트가 있는 것이아닐까?

 

 

 

결론


어쨌든 현재는 가지고 있는 카메라에 대해 어느정도 만족하고 있고, 이 장비를 최대한 잘 다루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카메라의 업그레이드 자체에 목 매기 보다는 사진을 찍을 때 표현력의 한계가 느껴질 때 현실과 타협하는 수준의 업그레이드를 하는 정도가 정신 건강상 더 좋을 것 같고 또한 카메라를 산 목적을 잊어버리지 않는 길이기도 한 것 같다.


나중에 30mm 단렌즈를 사면 휴대성은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이므로 다음 번 구매 목록에 올려 놓고 있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