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잘 사용해오다가 사망한(?) LG 쿼드비트들의 잔해들이다. 대부분 한쪽의 소리가 들렸다 말았다 하다가 결국 아예 나오지 않게 되거나 줄이 어딘가에 걸려 끊어지면서 서랍 한쪽에 들어가 있던 것들을 꺼내어 봤다.
이어폰이야 쿼드비트 사용 전에도 젠하이저, 소니, 파나소닉 등에서 나온 이어폰들을 이것 저것 사용해 봤지만 대부분 3만원대 이하의 비교적 저렴한 제품들을 사게 되었던 것 같다. 생활하면서 편하게 굴리면서 사용해야 하는데 비싼 제품을 사게되면 아무래도 사용할 때나 보관에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어폰의 경우 소모품적인 면도 있다보니 어느정도 기간동안 사용하다 보면 단선이 되거나 한쪽 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버리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가격 상한선을 정해놓고 사는 것이 버릇이 된 것 같다.
이런 와중에 LG G2 스마트폰의 번들 이어폰으로 나온 쿼드비트가 가성비 좋은 이어폰으로 소문이 나면서 꽤나 많은 사람들이 구매를 한걸로 안다(물론 나도 이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 하지만 가성비가 좋다는 장점을 갉아 먹는 가장 큰 단점이 바로 얇디 얇은 나노 두께의 이어팁이었다. 또 하나는 전문 음향 브랜드가 아닌 가전제품 회사 느낌이 물씬 나는 LG의 심벌 이미지도 한몫 거들었다.
거저 줘도 될 것 같은 이어팁이지만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찾아보면 비싼 놈은 몇만원 대 이상도 하는 이유가 왜일까? 바로 인이어(In-ear) 타입 이어폰에 있어서 소리를 차단하는 차음성이 그만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조용한 집안이나 사무실이 아니라 외부에서 걸어다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상황이라면 외부의 소리가 착용하고 있는 이어폰의 틈으로 들어오려고 기를 쓰는 상황일 수 밖에 없다. 차단이 되지 않는 오픈형 이어폰의 경우라면 시끄러운 바깥에서는 거의 사용할 수 없고, 인이어 타입의 경우에도 이어팁이 귀에 잘 밀착되지 않으면 역시 소리가 새어들어올 수 밖에 없다.
또한 비트가 강하거나 음량을 크게 듣게 되는 메탈 음악과 같은 경우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리 때문에 민폐를 끼치는 경우도 무시못한다고 볼 수 있다(주변사람은 알아도 본인은 깨닫지 못하는 경우도 ...).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성비 때문에 다른 단점들 다 무시하고 쿼드비트를 3번 정도 구매해서 사용을 했다. 물론 이어팁이 얇다 보니 줄어들기 보다는 찌그러지는 식이라 귀구멍에 맞게 완전히 밀착되지 않고 착용감도 그다지 좋지 않아서 원래 것은 못 쓰고 파나소닉 제품에 들어있던 것 중에서 내 귀에 잘 맞는 사이즈의 이어팁으로 교체해서 사용하곤 했었다.
마지막 3번 째 쿼드비트와 빠이빠이하고 일시적으로 이어폰없이 금단 현상에 시달리다가 작년에 산 것이 바로 GS100 이어폰이다.
GS100의 외형
일단 위의 박스 그림에도 나와 있지만 전작인 쿼드비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월등한 비쥬얼을 자랑한다.
눈에 띄는 빨간색의 일명 칼국수 케이블, 반투명한 재질 너머로 빨간색이 비치는 이어팁, 매우 감사하게도 더욱 작아진 로고까지 ... 패셔너블해진 외관 뿐만 아니라 완만한 V자 형의 주파수 특성과 함께 저음과 고음이 좋다는 골든이어스의 후한 평가까지 등에 업고 나타난데다가 사용기나 리뷰에서의 긍정적인 평가에 고무되어 "그래, 바로 질러야지!"라는 결심을 하게 만든 놈이다.
현재 사용 중인 GS100의 모습. 1.2m 정도의 케이블은 적당한 사이즈인 것 같다. 거기에 잘 꼬이지 않는 편이라 주머니에 넣었다가 뺄 때도 케이블을 푸는데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는 점은 좋은 편이다. 케이블 부분 외에 구성요소로는 이어폰 유닛, 컨트롤 버튼, 그리고 플러그가 있다. 한가지 제품 케이스의 그림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이어팁 부분이다.
나름 쿼드비트에 비해 GS100의 이어팁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내 귀에는 딱 맞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어느정도 쓰다가 예전에 쓰던 파나소닉의 이어팁으로 다시 교체해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아무튼 이어폰 유닛의 비쥬얼은 실제로 보아도 깔끔하고 세련되게 바뀌어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GS100의 사운드
사운드 측면에서 보면, 주파수 대역폭이 넓고 밸런스가 좋은 Hi-Fi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모니터용처럼 전대역이 완전히 플랫함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고 저음과 고음이 강조된, 특히 저음쪽이 조금 더 강조된 V자형에 가까운 주파수 특성을 가진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성향이 맞는 편이라 현재까지 만족하고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유닛 뒷쪽의 그물망처럼 보이는 덕트는 '에어 공진 디자인'이 적용되었다고 하는데 이 구조를 통해 깊이있는 저음이 재생되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착용할 때 이어팁을 완전히 밀착하더라도 외부에서 사용하다 보면 느슨해지고 저음도 손실이 되기 마련인데 이 제품은 저음이 강조된 설계이다 보니 손실분을 빼더라도 상대적으로 저음이 많이 죽지 않는 것 같다. 고음 또한 특정 영역대에서만 두드져서 쏘거나 채색된 느낌보다는 해상력이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음악은 취향에 맞는 곡이라면 다 좋아하기는 하지만 나름 Rock 음악을 오랫동안 들어온 터라 소스 기기에서 EQ를 세팅할 때도 저음과 고음이 강조되는 V자형으로 거의 고정해 놓고 듣는 편인데, 이 이어폰을 사용할 때만은 EQ의 저음역을 조금 내리고 듣게 된다.
또한 플랫한 EQ 특성을 가지는 아이폰의 특성상 기존 이어폰들(쿼드비트 포함)과의 조합은 아무래도 저음이 부족해서 Bass Booster쪽에 EQ를 맞추고 듣게 되는데 음악을 듣고 나서도 만족스럽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이 이어폰으로 바꾸고 나서는 Flat 상태로 두더라도 저음역대가 살아나기 때문에 Bass Booster에 비해 전체 주파수대역이 밸런스가 잡히고 보컬의 목소리도 더 선명하게 들린다는 장점이 있다.
유닛과 케이블의 마감 부분도 나쁘지 않다. 다만 케이블의 재질 때문인지 케이블을 건드리면 이어폰을 통해 전달되는 터치 노이즈는 꽤 있는 편이다.
이어팁을 뺀 유닛의 모습. 본인에게 잘맞는 이어팁을 고르는 것도 이 제품의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부분이다. 다만 어느정도까지 이어팁에 투자할 것인지는 엿장수 마음대로 ^^.
GS100과 호환되는 스마트폰으로는 옵티머스 계열과 아이폰 계열의 두가지로 되어 있다. 위의 사진은 버튼과 마이크 부분으로 버튼은 볼륨 조절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여기서 호환의 의미는 버튼의 기능만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음악감상이 목적이라면 버튼 기능이야 무시하고 아무 기기에나 연결해서 들어도 상관없다.
GS100을 구성하는 부분 중 마지막으로 소스 기기와 연결되는 플러그 부분이 있다. ㄱ자 또는 ㄴ자형으로 생겨서 일자형에 비해 걸리는 부분이 적어 일상생활하는데 더 편한 것 같다. 간혹 사용기를 보다 보면 플러그 부분이 금도금이 아니라고 실망(?)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던데 3만원대(지금은 2만원대까지 내려간 것 같음)의 이어폰에 대해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닌가 싶다. 금도금이 된 것과 아닌 것에 따른 사운드의 차이로 참을 수 없는 실망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제품 주변에서 기웃거리지는 않을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아무튼 나름대로 이 제품에 대해 만족하면서 사용 중이고 혹시 단선이 된다면 하나 더 살 용의도 있다. 하지만 GS200이라는 새모델이 이미 나온 상태라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흡수하면서 또 그쪽으로도 눈이 가는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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