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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대한 책읽기가 필요한 시점

가디니 2017. 4. 30. 11:39

사람이 살아가면서 다양한 직접 경험을 겪게 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경험까지 모두 체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보니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책읽기가 아닌가 싶다.


등잔밑이 어둡다고, 책과 연관된 일을 한지도 몇년이 흘렀음에도 정작 책은 잘 읽지않는 상황이다 보니 괜시리 일종의 의무감이 남아 있었는데 마침 프로젝트하는 곳에 공공도서관이 있어서 회원 등록하고 책을 3권이나 빌렸다.

짬짬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다가 메마른 감성을 깨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인문학과 관련된 것을 고르다 보니, 몇년 전에 KBS TV에서 교양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받았던 명작 스캔들이란 책과 함께 사진과 관련된 책들을 대출을 했다.


몇년 전에 산 카메라도 사실 일상을 담기위한 목적이지만 특히 파랑이 때문에 사게된 것이 더 큰 이유였는데, 작년 여름에 이 놈을 떠나보고나서는 사진을 찍어야할 목적이 사라져 버려서 그 후로는 정말 가끔씩만 꺼내서 사용을 했었다.

그러고 보니 벌써 8개월 넘는 시간이 지나가 버렸고 망각의 동물이란 말에 맞게 어느덧 일상으로 거의 복귀한 것 같은 착각이 들다보니 나도 모르게 사진 분야에 대한 책을 고르게 되었고 깊이있는 내용보다는 가능하면 짧은 시간에 읽어나갈 수 있는 쉬운 내용을 찾다보니 사진촬영에 대한 기초적인 책으로 선택을 하게 되었다.


아직도 초보자 수준이지만 나름 사진 찍을 때 자동 모드는 사용하지 않고 초점을 제외하고는 조리개, 셔터스피드, ISO까지 직접 설정해서 찍는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책을 펼쳐서 기본적인 내용과 함께 저자가 찍은 사진을 보는 순간 '아 내가 초보자구나...'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가장 기본적인 이론과 함께 하이 앵글, 로우 앵글부터 나와 있는 내용들을 보면서 '음, 그렇지 ..' 정도로 보면서 지나가는데 거기에 예시로 찍은 사진들이 전문가 포스를 팍팍 풍기면서 나를 기죽이고 있었다.


물론 카메라의 성능도 좋고, 이론과 실제적인 경험이 풍부한 저자가 찍은 것이니 내가 찍었던 사진과 당연히 같을 수는 없겠지만 다른 부분은 배제하고 보더라도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되는 것은 사진촬영에서 중요한 것의 하나가 바로 [구도]라는 점이 새삼 느껴졌다. 사진이라는 것이 3차원의 세상을 2차원의 사각형 틀 안에 담는 것이니 만큼 어떤 식으로 이를 담는지에 따라 지극히 평범할 수도, 반대로 아주 유니크할 수도 있게 되며 이 결과물에 찍는 사람의 의도가 담겨지고 또 보는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이 될 때 그 사진은 가치가 더 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몇 페이지 넘기지 않은 책에서 기본과 원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것이 왜 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누구나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정작 그렇게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지금의 이런 사태를 맞이하게 된 것이 아닐까 라는 뜬금없는 비약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