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버덕을 석촌호수에 띄워놨다는 얘기를 듣고, 주말이 되면 한번 와야지 하고 벼르다가 드디어 날을 잡고 보러갔다.
석촌호수가 집에서 멀리 있는 건 아니지만 파랑이를 데리고 걸어서 왔다가 돌아가기엔 멍이 다리에 무리가 갈 것 같아서 사무실에 차를 대고 나왔다. 예전에는 여기 울타리를 신나게도 뛰어 넘어다녔던 놈이지만 관절에 무리가 가서인지 자기도 예전처럼 뛰어 넘으려 하지는 않는다. 대신 티라노사우르수와 같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포즈를 취하기는 한다 ^^
돌아다니다가 힘들면 이렇게 벤치로 뛰어 올라가서는 쉬었다가 가자고 한다.
목이 마를 것 같아서 물도 한모금 먹인다.
석촌호수 서호쪽에 있는 매화나무 밭 사잇길을 지나서 ...
서호와 동호 사이의 대로변에서 보니 동호쪽에 떠 있는 러버덕이 보인다. 왼쪽에는 전망대 처럼 보이는 곳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이 보인다.
예전 기억을 되살려서 와이프한테 포즈 한번 취해보라고 하고 사진 한장 찰칵 ~
뒤에 보이는 러버덕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 쪽에 자리를 잡고 인증샷을 남긴다. 흔하디 흔한 아이들 물놀이 장난감이 예술가의 손을 거쳐 재탄생하고 이렇게 성인들에게 세상을 순수한 동심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의미로 보고 즐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웃기는 건 사진에 보이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내 뒤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선 2,3만원 정도의 러버덕 인형을 팔고 있고 또 그걸 사려고 줄을 서있는 모습도 보인다는 점이다. 러버덕이 이렇게 영향력있는 캐릭터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인터넷과 방송의 힘이 새삼 크다는 걸 느낀다. 말 많은 제2롯데월드와 석촌호수, 싱크홀 ... 롯데몰 개관일에 딱 맞춰서 시작되는 러버덕 이벤트 ... 어떤 의도를 짐작하게 하기는 한다.
예전에 자주 가던 엔젤리너스커피숍에서 바라본 길거리 모습.
나무옆에 있는 이 자리가 지정석(?)이었던 곳이다. 실내는 멍이가 입장불가인 관계로 쌀쌀한 늦가을에도 가끔 이 자리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 하곤 했던 기억이 있다.
와이프가 만든 지갑을 자기 장난감으로 착각하고 있는 파랑이. 꺼내자 마자 달라고 덥석 물고 당긴다.
나이도 지긋하신 영감님이신 우리 파랑이도 코카의 혈통을 이어 받아서인지 아직도 이런 장난 치는 걸 좋아한다.
한동안 가지고 놀던 지갑과 함께 기념사진 한장 ~
커피 가지고 가라는 진동이 와서 와이프가 커피를 가지러 들어간 사이, 등 위에 지갑을 올려놓고 찍어 본다. 음 똥가방이런 거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할까?
맨날 가는 곳이긴 하지만 그냥 집에 들어가기 뭐해서 올림픽공원으로 갔다.
커피숍 옆을 지나가다 보니 주말마다 주인 아저씨들을 따라 나오는 래트리버 친구들이 있었다.
위에 보이는 암컷은 정말 애교가 많다. 아무나 와도 좋다고 이렇게 항복 자세 ... 먹을 걸 줘도 적극적으로 달라고 한다.
반면에 이 수컷은 주인만 나오기만 기다리고 애교도 많은 편은 아니지만 순하다. 가끔 정말 맛있는 걸 주면 다 먹고나서 가만히 쳐다본다. 눈으로 말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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