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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사진

2019년 강릉, 영월 여행 - #2/3

8월 22일 목요일

 

여행 첫날을 보내고 다음날 날이 밝았다.

 

 

 

로비에서 바라 본 데스크쪽의 모습(저 반대편 쪽에 식당이 있다)

 

다음 날인 22일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히 씻고 나서 8시부터 9시반(?)까지 하는 호텔 내 식당에 들렀다. 

이 호텔에서는 조식을 기본으로 제공하는데 한식과 양식이 있다. 한식은 가정식처럼 밥, 국, 몇가지 반찬에 제육이나 생선구이와 같은 반찬이 랜덤으로 나오는데 오늘은 어제 저녁으로 먹은 고등어구이가 나왔다(^^;). 물론 작은 식기에 한 덩어리 정도로 나온다. 식기는 놋그릇(유기)에 담겨서 나온다. 

와이프가 선택한 양식은 식빵에 베이컨, 계란 등이 나오고 주스 등은 본인이 가져다 먹으면 된다. 조식이 기본적으로 제공되니 밥에 나가서 먹는 것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나오는 메뉴도 괜찮은 편이라(특히 한식) 화려하지는 않지만 집에 아침먹는 것 같이 부담없이 나름 먹을만하다.

 

객실에 돌아와서 짐부터 정리하고 시간을 보니 체크아웃인 11시 까지 아직 여유가 있어서 호텔 주변을 산책했다. 나무에 강아지 사진이 있길래 자세히 보니 이 호텔의 마스코트였던 겨울이라는 레트리버의 사진으로 2014년도쯤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객실에서 검색을 해보니 겨울이가 예전에 있을 때 이 호텔에 묵었던 사람들의 블로그에서 겨울이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정말 순해서 손님들 옆에도 곧잘 오고 특히 강아지 좋아하는 아이들한테 인기가 많았던 것 같다. 

 

체크아웃을 하고 나오면서 호텔에 들어올 때 받았던 쿠폰으로 1층 카페에서 에이드 한잔을 받아서 나왔다. 지은지 십 몇년 이상이 지난 앤틱한 호텔이긴 하지만 관리가 잘된 편이고 호텔 서비스 매너를 갖춘 친절한 호텔직원들이 있어서 다음에 강릉에 오면 여기에 한번 더 머무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취향으로 볼 때 액티비티와 편의시설까지 갖춘 것을 원하는 사람보다는 조용하게 휴식을 원하는 커플이나 가족 단위로 오기에 괜찮은 것 같다. 

 

 

 

호텔을 나와서 근처에 있는 영진해변에서 출발,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을 했다.

가는 길에 연곡해변, 하평해변, 사천진해변, 사천해변, 사근진해변을 지나 경포대까지 죽 내려오면 경포도립공원을 사이로 두고 바다와 경포호가 마주보고 있고 좀 더 내려오면 강문해변이 있다. 여기서 잠시 주차장에 차를 두고 바다 구경을 했다.

 

 

 

테라로사경포호수점 내부


한동안 강문해변에서 놀다가 서쪽으로 가다보면 허균허난설헌기념관을 지나서 또 카페에 들렀다(이번 여행의 진정한 테마는 카페여행인가? ^^). 이번엔 테라로사경포호수점이다.

외부에서 보면 콘트리트 벽의 단순한 구조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위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단순하지만 현대적인 내부 구조에 벽면은 앤디워홀을 비롯한 미술이나 예술 관련 서적들이 장식되어 있고 밖으로 나있는 커다란 유리창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여기서는 아메리카노 한잔과 빵을 시켜서 간식 겸 해서 먹었다. 편안한 의자에서 아무 생각없이 일상적인 얘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인 하늘보기와 휴식에 맞게 ...

 

점심시간이 약간 지나갈 무렵, 원래는 해물라면을 먹자고 해서 검색해둔 곳으로 가려고 했으나 리뷰에 적힌 글들을 보니 생각보다 못하다는 얘기들이 많아서 그냥 사천쪽으로 다시 올라가다가 우연히 해변 옆에 있는 파스타 집이 눈에 띄어서 그냥 들어갔다.

 

 

 

펜션 겸 식당이 있는 2층 강릉 모던키친 브로콜리에서 바라 본 사천진해변 모습

 

강릉 모던키친 브로콜리라는 펜션이 있는 건물 2층에 있는 파스타 식당인데 해변가 바로 옆이라 이층의 창으로 보이는 뷰가 예술이다. 한여름은 비껴났다고는 하나 한 낮의 더위는 아직 장난이 아니라서 에어콘 바로 옆의 자리로 할까 하다가 뷰는 포기할 수가 없어서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파스타 중에서 '버섯 크림파스타 브로콜리 송로버섯 오일'이라는 긴 이름의 크림 파스타와 역시 만만찮은 '해산물 아라비아따 매운 토마토 파스타' 두가지를 주문했다. 리뷰도 만족도가 높은 편이긴 했지만 실제로도 크림파스타가 아주 괜찮았다. 크림도 걸쭉하지 않고 적당했고 파스타 면과 버섯 등의 내용물과 잘 어우러져 만족스러웠고 와이프도 먹어 보고는 꽤 만족스러워 했다. 해산물 파스타도 매콤하면서 해산물과 면이 적당히 어우러져서 까다로운 편인 와이프 입맛에도 합격점을 줄만 했다. 서빙하는 사람도 친절하고 쉐프도 음식에 대한 조예가 있는 사람인 것 같아서 둘 다 만족스럽게 식사를 했다. 거기에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바다뷰가 한몫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음에 올 때 이 건물에 있는 펜션을 묵는 것이 어떨까해서 식사를 하면서 가격을 알아보니 준성수기인 지금이 19만원대라 생각보다 가격이 높은 편이다. 이곳에 올지는 미지수 ...

 

만족스러운 식사를 끝내고 이제 영월로 발길을 돌렸다.

 

 

 

강릉에서 영월에 있는 숙소까지 대략 2시간 20분 정도가 걸리니 가는 길도 만만찮다. 바로 숙소로 가려고 하다가 외진 곳에 있어서 영월읍에 들러서 간단하게 먹을 것을 사가지고 들어 갔다. 여기서도 1박만 예약한터라 숙소에서 잠시 쉬다가 저녁 먹고 천문대 들렀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일정이라 생각보다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

 

숙소가 산 중턱에 있어서 쾌적한 환경은 마음에 든다.

영월읍에서 저녁 식사할 곳을 찾다보니 7가 좀 넘은 시간인데 문 닫는 곳이 많아서 생각보다 밥 먹을데가 없다. 여기저기 헤매다가 겨우 한 곳을 찾아 들어가서 육개장과 돌솥비빔밥을 빨리 주문하고 기다렸다. 천문대에 예약한 시간이 8시 30분이고 영월읍에서 가는 시간도 30~40분 정도 잡아야 하다보니 식사시간이 짧아서 조바심이 났다.

 

읍에서 천문대까지 가는 길은 완전 꼬불꼬불하고 불빛 하나없는 산길 도로를 30분 넘게 달렸다. 원래 30분 단위로 천문대 프로그램이 진행되어서 오고 가는 차들이 어느정도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한 두데 내려오는 차는 있었는데 그 뒤부터는 차 한대 보이지 않는 길을 올라가니 위압감이 든다. 옆에 앉은 와이프는 무섭다고 소리도 못내고 앉아있다. 천문대로 딱 올라가니 왠일로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다. 이건 무슨 상황인가?

 

생각보다 빨리 밟고 올라와서인지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8시 30분보다 20분이나 일찍 도착해서 밖에서 기다리다가 영월읍 전경이나 보자고 주차장 옆에 있는 산기슭쪽으로 올라가니 영월읍이 한눈에 들어온다.

 

 

 

별마로천문대에서 바라 본 영월읍 전경

 

생각보다 넓은 영월읍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조명도 밝은 편이다.

천문대 견학을 온 사람들을 보니 아이들과 같이 가족 단위로 온 팀들이 많았다. 프로그램 순서는 돔 형태로 된 방에서 뒤로 젖혀지는 의자에 반쯤 누운 채로 여름 하늘의 별자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별자리를 찾을 때 기준이 되는 북극성을 찾기 위해 국자 모양의 북두칠성을 먼저 찾은 다음 국자 부분의 두 별을 연장해서 만나는 별이 바로 북극성이 된다.

견우성과 직녀성으로 알려진 별을 비롯해서 여러가지 별자리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제주도에 있는 천문대에서 애니메이션 식으로 상영한 것에 비해서는 좀 심심한 진행이었다. 그 와중에 휴대폰 켜서 주의듣는 진상들도 하나씩은 있었고..

 

다음으로 이어진 순서는 실제 별자리를 관측하는 시간이다. 천정에 있는 돔이 좌우로 열리면서 밤하늘이 드러나고 5~6대 정도의 천체망원경들이 각각의 별자리를 바라보도록 세팅되어 있었다.

담당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사람들의 "와~"하는 탄성이 들린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지만 별자리를 가리킬 때 레이저 포인터를 쓰는데 녹색의 레이저 불빛에 사람들이 감탄을 하는 것인데, 거리가 너무 멀어 마치 하늘이라는 평면에 별들을 레이저가 쭈욱 뻗어나가서 가리키는 것이 신기해서이다. 

문제는 생각보다 구름이 많아서 별들이 보였다 안보였다 하다보니 망원경 중 일부는 별이 아예 보이지 않아서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그나마 목성과 그 위성을 다시 한번 제대로 본 것과 희미하긴 하지만 여전히 신비로운 토성을 본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관측이 끝나고 숙소까지 돌아가는 길은 앞에 내려가는 차가 이정표 역할을 해줘서 한결 편안하다. 

숙소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맥주 한잔씩을 하고 미련이 남은 탓에 가지고 온 천체망원경을 베란다 쪽에 세팅을 했다. 아무래도 초보자용이다보니 성능은 떨어지지만 목성이나 토성의 윤곽이라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둘이서 나름 재미있게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서울에 비해서는 많은 별들이 보이지만 구름 낀 날씨 탓이기도 하고 숙소 앞의 널찍한 공간에 조명들의 광해(光害) 때문에 무수히 많은 별이 보이는 건 아니지만 ...